2015.07.09 14:05 리뷰 소개

'더 스토어'책 시사회

 

  시사회 진행 : 2015.05.28 ~ 2015.06.10 | 당첨자발표 : 2015.06.11

  리뷰 작성 기간 : 2015.06.25 ~ 2015.07.08


  * 우수리뷰어 : 장정아님 (2015.07.08 등록)



더 스토어


「더 스토어」는 거대 마트가 지역 소도시의 경제, 문화, 정치를 차례로 잠식하고 사람들의 의식을 타락시키는 과정을 공포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적나라하게 그려낸 벤틀리 리틀의 장편소설이에요.

벤틀리 리틀은 저는 처음 접하는 작가지만 브람스토커 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대표적인 공포 소설 작가래요.

미국에서 1998년 7월 출간된 책이 드디어 올해 황금가지에서 정식으로 번역되어 출판됐어요.  


 

 

지방의 작은 도시 주니퍼에 입점한 '더 스토어'는 지역의 자연을 마구 훼손하고 동물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등 시작부터 뭔가 불안하고 위태로운 모습으로 등장해요. 몇몇 사람들은 거대 마트가 가져올 재앙을 경고지만 지역 주민들은 거대 마트가 가져다줄 편리성에 환호하며 '더 스토어' 입점을 반겨요.

 

'더 스토어'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빌마저 막상 '더 스토어'를 보고 나선 아무리 흠을 잡으려고 해도 찾을 수 없었던 '더 스토어'의 편의성에 중독되어 어느새 자주 찾게 되고 자신의 딸이 '더 스토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을 허락해 주게 되죠.

 

하지만 '더 스토어'의 폐해는 곧 드러나요. 

엄청난 혜택을 받으며 주니퍼에 입접한 '더 스토어'는 서서히 지역 상권을 붕괴시켜요. '더 스토어'에 경쟁이 될만한 소규모 상점들을 돈으로 인수하거나 아니면 의회를 통해 적대 상권에 불이익을 주고, 자신은 특혜를 받음으로써 남은 경쟁자들을 제거하고, 그래도 버티는 경쟁자들은 무자비하게 제거해 버리는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경쟁자들을 침몰시키고 지역 상권을 지배하기 시작해요. 지역 사회가 '더 스토어' 없이는 유지가 되지 않을 때까지 밀어붙이죠.


"자네가 틀렸어. 자네는 가격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야. 모든 게 경제에 달려 있어. 일단 더 스토어가 신문에 화려한 광고를 커다랗게 싣기 시작하면서 엄청난 바겐세일을 열렬히 홍보하면, 모두 그쪽으로 모일 거야."  ................................ 97페이지


 

“우리 소읍, 우리 공동체, 우리 생활양식을 보존하는 데 아무도 신경 안 쓸 거야. 사람들이 신경 쓰는 건 몇 달러 아껴서 자기 아이들에게 최신 브랜드 테니스 슈즈를 사줄 수 있느냐 뿐이야. 생각은 좋았지만, 아무도 카페 주위에서 ‘집회’를 하지는 않을 거야.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 ............................98~99 페이지

 

 

"그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을걸. 게다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수동적이야. 얼마 동안은 열받고 불평하겠지만, 거기 익숙해질 거야. 적응하겠지. 들려주는 음악을 듣는 쪽이 편지를 쓰거나 전화를 걸거나 뭐든 음악을 바꾸기 위한 행동을 하는 것보다 더 편할 거야. 그런 게 인간 본성이야." ..................... 289 페이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급기야 경찰서, 학교, 언론사 등 모든 것을 접수한 후, 본색을 드러내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제품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기본이고, 돈이 될만하다 싶으면 아이들에게 판매가 금지된 화약류와 스너프 필름까지 버젓이 판매하며 사람들의 의식을 좀먹고 황폐화시켜요. 


 

이제 주니퍼엔 오로지 '더 스토어'만이 존재하고 모든 사람들은 '더 스토어'를 위해 일하는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답니다.    


 

 


「더 스토어」는 거대 마트가 지역 사회를 장악하는 과정을 소름 끼칠 정도로 섬뜩하게 묘사해요.

거대 자본이 어떻게 공동체를 지배하고 무너뜨리는지 그 구조적인 측면을 잘 보여주죠.

왜 우리가 타인의 삶에, 공동체에 그리고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줘요.

대형 마트의 악마적 본성, 사람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음산한 분위기 등,

공포 소설이 아니라 사실주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현실적이고, 현실적이라 더 공포스러운.

하지만 장점은 여기까지인 듯싶어요.


 

우리 삶에 끼어든 거대 자본의 공포를 묘사하는 데는 탁월하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은 부족한 것 같아요. 

 

'더 스토어'는 피로 지어졌다는 대사가 한 마디 나올 뿐,  

'더 스토어' 건물과 '더 스토어'의 창시자 뉴먼 킹 그리고 밤의 매니저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네요. 공포의 근원인 '더 스토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보니 공포소설임에도 그 공포가 직접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아요. 생각해 보면 물론 무섭고 끔찍하지만.

 

작가는 '더 스토어'를 이유도 논리도 없는 절대악으로 그리고 싶었던 걸까요? 

하지만 인간성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뉴먼 킹을 절대악이라고 하기엔 그 캐릭터가 다소 약한 것 같아요. 비열하고 역겹긴 하지만 어찌 보면 참 단순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계약서에 얽매인 악마라니....

(역시 함부로 서명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줘요. 어떤 계약서든 꼼꼼히 읽고 서명합시다!!) 

천하무적인 것처럼 보였던 뉴먼 킹이 그렇게 쉽게 무너질 거라곤....

 

또 아쉬웠던 부분은 밤의 매니저였어요.

'더 스토어'의 거대한 지하실에 존재하는 유령 군단, 영혼 없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밤의 매니저들.

한때는 '더 스토어'에 저항했다가 이제는 그들을 위해 일하는, 살아 있을 때 반감을 갖고 저항했던 가장 혐오했던 조직 혹은 사람에게 죽어서 무조건적인 충성을 바쳐야 하는.     

저에겐 가장 공포스러운 존재가 밤의 매니저였는데 그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아쉬웠어요.  

 

게다가 여성에 대한 묘사는 역겨웠어요.

'더 스토어'에서 여성을 태하는 태도는 파시스트적인 '더 스토어'의 시각을 보여주는 장면이긴 하지만 역겹고 불편했어요. 쓸데없이 너무 자세히 묘사해 마치 내가 강간당하는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여성을 수동적인 존재로, 욕망에 쫓겨 '더 스토어'에 조종당하는 어리석은 사람으로만 묘사하는 것도 읽기 힘들었어요. 심하게 거부감이 들더군요.

 

 

하지만 역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결말이에요. 

절대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존재로 묘사됐던 뉴먼 킹이 너무 쉽게 무너져 허무했어요.

방대하게 풀어놓은 이야기를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 억지로 싸맨 듯한.  

그래서인지 다시 부활한 악마의 존재가 그렇게 공포스럽지는 않았어요.

물론 더 교묘하고 더 정교해진 모습으로 나타나겠지만 몇몇 깨어있는 인간들이 힘을 합치기만 하면 얼마든지 무너뜨릴 수 있으니.... 


 


「더 스토어」 아쉬움도 많지만 한 번은 읽어 볼만한 책이에요.


자본이 어떤 방식으로 지역사회를 장악해 권력을 휘두르는지, 자본이 어떻게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고 타락시키는지, 자본이 갖는 정체불명의 공포와 두려움을 정말 세밀하고 꼼꼼하게 보여줘요.

불합리함을 알면서도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는 무기력한 우리들의 모습과 그 결과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우리를 질책하고 힘없는 개인들이 어떻게 그 거대 기업에 대응해야 하는지도 또한 보여줘요.

 

목덜미가 쭈뼛하는 소름 끼치는 공포소설은 아니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사회성 강한 소설이에요.

영화로도 만들어진다니 좀 더 탄탄한 스토리를 기대해 봐야겠어요.



서평단에 선정되어 황금가지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더 스토어

저자
벤틀리 리틀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15-05-0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브람스토커 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작가 벤틀리 리틀의 문제작, ...
가격비교


*우수 리뷰로 선정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축하2 



posted by Daum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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